2018년 장애인거주시설 우수사례 수상작 연재-③
밀알한마음쉼터 직원 이정윤 ‘진한 씨가 이사했어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11-12 09:28:44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자기 삶’을 살고, 이용 장애인 개개인의 삶이 묻어나는 사람살이를 나누고자 ‘2018년 장애인거주시설 삶이 있는 이야기 공모전’을 진행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공모전은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장애인 일상 속의 여가, 취미, 학교, 직장, 자립생활 등 모든 이야기를 주제로 장애인 당사자, 시설 직원이 총 82편의 사연을 공모하였으며, 그중 8편이 수상했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세번 째는 우수상 ‘진한 씨가 이사했어요’다.
2017년 7월 17일 진한(가명) 씨가 임대아파트 신청한 날이다. 담당자는 대기자가 많아 언제 확정이 될지 알 수 없다는 답을 주었지만 독립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 행복해 하였다.
임대아파트를 신청 후 진한 씨는 이00 직원과 자립훈련을 시작하였다. 아파트 주변의 주민센터, 은행, 마트, 병원 등 위치들을 익히고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요리도 배우고 세탁기 사용법이 능숙해져 가는데도 입주하라는 통지는 오지 않는다.
참고 기다리는데 한계가 있는지 짜증도 조금씩 늘어간다. 어느 날은 식사를 거부하고, 어느 날은 새로 구입한 라디오를 던져 부셔버리기도 하고 방문을 닫아 누구와 이야기도 나누려 하지 않았다. 혼자 고독하게 지내는 날이 많았다. “진한 씨 여기가 행복해” 물으면 커다란 눈망울을 꿈벅하고 “아니요”라고 답하고 다른 곳을 응시한다.
신청한지 꼭 1년 만에 답이 왔다. 지루한 기다림 이었다. 2013년 3월 6일 진한씨와 인연이 시작되었다.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이웃들의 민원이 있어 사회복지사를 통해 시설에 입소를 하게 되었다.
뇌병변 장애1급, 몸은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고 언어는 도통 알아들을 수 없어 “다시, 천천히 이야기 해주셔요”를 반복하여야 간신히 이해할 수 있었다.
둘째 날 진한 씨는 식사를 거부하고 퇴소를 하겠다고 한다.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하루를 꼬박 진한 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담배를 피우고 싶어서“가 퇴소 이유라는 것을 알았다.
이제까지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이용자가 한분도 없어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다. 담배가 뭐라고 퇴소까지 생각할까 싶어 고민을 하고 본인이 하루에 두 개피를 피우기로 했다.
그러나 진한 씨는 다음날 딱 한번 담배를 피우고 금연을 한다고 선언했다. 아마 분위기가 아님을 느꼈는지 피우지 않았다. 참 대단한 사람이다. 진한 씨 어머니는 요양원으로, 형님은 충주에 있는 시설로 다 떠나고 함께 살았던 집은 산사태 위험 철거 지역으로 돌아갈 상황도 아니었다.
중략..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