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4.20)을 앞두고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에 있는 발달장애인생활시설에 다녀왔다.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인 정착을 이루고 살 수 있도록 자립지원을 하고 있는 이 시설은 설립후 17년간 정부보다 앞서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 ‘커뮤니티 케어’를 하고 있었다.
커뮤니티 케어(CommunityCare)란 격리된 시설보호에서 벗어나 살고 있는 지역사회 내에서 돌봄, 주거 등 필요한 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체계를 말한다. 발달장애인과 같은 중증장애인도 지역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우리나라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돌봄 부담, 서비스 부족 등으로 인해 당사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병원이나 시설에 맡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국가들도 그랬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1960년대 이후 수용 중심에서 커뮤니티케어로 정책의 기조를 바꾸고 있다.이번 방문에서 발달장애인들이 시설 내에서만 격리되어 보호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립지원형 그룹홈, 훈련지원형 체험홈, 1인 독립주거 등 다양한 형태로 시설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 나가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무척 인상깊었다. 그러나 이들과 함께 하루를 지내보니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자립하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해 보였다. 누구나 처음 자취를 시작하면 당장 식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날 저녁식사 메뉴로 나온 고등어조림은 비장애인들도 처음에는 만들기 어려운 음식이다. 문득 지역사회로 나가서 생활하고 있는 발달장애인들의 식사시간 모습이 궁금해졌다. 대부분 직업 활동을 하고 있는 그룹홈의 발달장애인들은 아직 식사준비 중일 것이라고 해 얼른 식사를 마치고 6시 반쯤 가까운 그룹홈을 찾아갔다. 마침 퇴근한 34세 발달장애인이 한창 식사준비 중이었다. 발달장애인이 직접 반찬을 만들고 찌개를 끊이는 모습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익숙해 보였다. 그러나 그 친구가 칼을 이용해 햄을 써는 데까지는 1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한쪽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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