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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현 칼럼 18] 학교에서, 그럴수록 더 어울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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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장협   조회 3,087회   작성일 16-10-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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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그럴수록 더 어울리게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월평빌라' 이야기 - 17

 

 

신영(가명)이가 ‘학교폭력 피해자’이니 시설 직원이 학교에 다녀가기 바란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부모님 대신해서 시설 직원이 대책 회의에 참석해 달라고 했습니다.

신영이는 장애가 있는 학생만 모인 학급에서 공부합니다. 미술·체육·음악 수업과 가끔 있는 학급 활동은 또래 친구들이 있는 통합반에서 합니다. 중학교 진학하고 한두 달, 통합반 친구들과 잘 지냈던 터라 이번 일이 갑작스러웠습니다.

부모님 대신해서 시설 직원이 참석해 달라 했지만, 부모님에게 꼭 함께 가자고 부탁했습니다. 학교 앞에서 신영이 부모님을 만났습니다. 아버지는 지적장애인이고, 어머니는 외국인입니다. 아버지 표정은 무덤덤했고, 어머니 옷은 화사했습니다.

담임교사의 안내를 받아 상담실로 갔습니다. 우리가 들어서자 가해 학생 부모님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서로 어색하게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자리가 좁아 우리는 의자에 앉았고, 가해 학생 부모님들은 방바닥 같은 곳에 앉았는데 모두 무릎을 꿇고 있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가슴이 떨려서 눈을 감았습니다.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이라는 말이 오갔습니다. 일은 이미 커져 있었습니다.

통합반 담임교사가 이번 일을 설명했습니다. 학기 초, 반장과 몇몇 학생에게 지적장애가 있는 신영이가 통합반에서도 잘 지내도록 도와주라고 부탁했답니다. 반장과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 신영이를 도왔고, 통합반과 도움반 오가는 길을 동행했습니다.

한 달쯤 지나자 아이들과 신영이는 장난을 주고받을 만큼 친해졌습니다. 친하다며 주고받은 장난이 다른 사람 눈에 놀림과 학대로 보였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날은 한 친구가 달려가는 신영이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습니다. 무슨 장난 끝에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신영이는 넘어졌고, 학교폭력이 되었습니다.

신영이가 넘어진 날, 신영이가 맞았다는 날, 시설 직원이 신영이 목욕을 도와주어서 몸에 난 상처를 기억했습니다. 손톱 같은 것에 긁힌 자국이 목에 있었는데, 그게 전부였습니다. 학교 소식 듣고 다시 살폈을 때도 멍 자국이나 다른 상처는 없었습니다.

내내 고개 숙이고 있던 어머니 한 분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자식 잘못 가르친 부모 죄가 크고, 어젯밤 아이를 크게 혼냈으며, 앞으로 더 잘 도와주라고 타일렀다며 아버지 한 분이 용서를 구했습니다.

신영이 부모님이 답할 차례에 아버지는 할 말이 없다 했고,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시설의 생각도 듣고 싶어 했습니다.

“통합반 학생들에게 신영이를 더 잘 소개하고 부탁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이번 일로 친구들과 신영이가 멀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통합반에 가는 기회가 줄거나 친구들에게 소외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신영이 친구들이 받을 상처가 염려됩니다.” 

 

중략...

 

칼럼 원문보기

http://abnews.kr/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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