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제가 있으니 걱정 마세요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월평빌라' 이야기-15
주말에 폭염이 한풀 꺾인다는 뉴스는 아직 더위가 한창이라는 말이겠죠. 인철(가명) 씨 일 마치고 10시쯤 출발했으니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할 시간입니다. 아스팔트는 충분히 달아올랐고 햇볕은 강렬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말썽이던 에어컨은 시위하듯 미지근한 바람을 뱉었습니다.
인철 씨는 일주일에 이틀, 한두 시간씩 학원 청소를 합니다. 남에게 한 마디 지지 않고, 자전거를 잘 타고, 길을 잘 익히고, 이름과 전화번호는 한 번 들으면 기억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신문 배달, 마트 배달, 택배 보조 같은 일을 하려고 4~5년 애썼지만, 도통 일을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인철 씨, 누구는 일해서…….”
일 이야기 나오면 저만치 달아났습니다.
인철 씨가 큰형님처럼 따르는 한집 사는 아저씨가 취업하자 자기도 일하겠다고 자진했습니다. 기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잘 다니는 것도 기적입니다. 월급은 5만 원을 받는데, 맛있는 것 사 먹고 저금합니다. 첫 월급은 부모님께 드렸고, 월급 모아서 가끔 부모님께 용돈 드리고, 명절에 선물 사서 가고, 부모님 생신에 선물합니다.
오늘은 인철 씨 생일 내일은 아버지 생신, 인철 씨 양력 생일과 아버지 음력 생일이 하루 사이입니다. 이런 날이 드물어 어머니 만류에도 기어이 부모님 댁에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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