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입주 장애인의 직장생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월평빌라' 이야기-12
월평빌라에서 직장이란?
월평빌라 입주자는 지역사회 일반 사업장에서 일합니다. 보통의 삶을 살도록 도우려는 뜻에서 그렇게 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직장에 출근하고 집으로 퇴근하듯 말입니다.
또, 지역사회가 장애인과 더불어 일하도록 도우려는 뜻에서 그렇게 합니다. 지역사회에는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사업장이 적습니다. ‘내 일터’에서 장애인과 함께한다는 생각을 못 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그러니 시설 직원이 두루 다니며 설명하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설득하며 돕습니다.
장애인 당사자와 함께 지역사회에 다니며 직장 알아보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 취업하기 어렵고, 취업해도 며칠 만에 그만두는 경우가 더러 있었습니다. 그래도 찾고 또 찾습니다.
시설에 2천여 평 땅이 있습니다. 거기에 ‘직업’으로 닭, 돼지, 개를 키우면 어떨지 의논한 적이 있습니다. 안 된다고 했습니다. ‘지역의 수천 개 사업장을 다 가 보기 전에는 취업할 곳이 없다 단정하지 말자’고 당부했습니다. 당부가 아니라 협박이죠. 그렇게 단호하게 이야기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취업하기 어렵고 취업하더라도 오래 일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지역사회에 알아보다 안 되면 시설에서 닭, 돼지, 개 키우려 하겠죠. 잘되면 더 이상 지역사회에서 직장을 구하지 않을 겁니다. 잘 안 되면요? 지역사회에서 직장을 구해야 합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지역사회에서 찾도록 단호하게 부탁한 겁니다.
월평빌라 직장인 현황
2016년 6월 현재, 월평빌라 입주 장애인 서른두 명 가운데 열두 명이 직장에 다닙니다. 중증장애인시설이란 걸 감안하면 적지 않습니다.
주 5일 주 40시간 근로자 1명(농장일 전반), 주 5일 주 20시간 근로자 1명(축사 정리), 주 5일 주 10시간 시간제 근로자 4명(신발 가게, 옷 가게, 미용실 청소와 보조), 주 3일 주 9시간 시간제 근로자 1명(건물 청소), 주 3일 주 6시간 시간제 근로자 2명(학원, 미용실 청소), 주 1일 주 2시간 시간제 근로자 3명(커피숍, 미용실 청소). 겹벌이(투잡)나 아르바이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설 직원의 지원은 입주자마다 다릅니다. 혼자 출퇴근하고 직장 동료와 함께 일해서 지원할 게 없는 경우, 출퇴근만 지원하는 경우, 출퇴근은 물론 직장 업무까지 시설 직원이 지원하는 경우, 다양합니다.
직장 생활의 모양새도 입주자마다 다릅니다. 일을 금방 익혀서 혼자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더디어서 시설 직원이 오랫동안 많은 것을 함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사자가 할 수 있는 것을 살피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도록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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