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떼써도 함께 갈 거야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월평빌라' 이야기-5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03-14 11:46:33
학교 졸업하면 뭐하지, 어떡하지?
학교 다닐 때는 시간, 공간, 활동이 분산되어 활력이 있고, 산만하고 떼쓰는 행동도 분산되었습니다. 이제 졸업이라니 막막했습니다. 실마리로 아르바이트를 궁리했습니다. 졸업까지 일 년, 방학 때마다 아르바이트하자고 민경(가명) 씨에게 찬찬히 설명했습니다.
강변에 늘어선 커피숍 몇 군데 갔습니다. 직업체험에서 바리스타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으로는 명함도 못 내밉니다. 말을 못 하고, 쉬 짜증내고, 청소나 설거지, 서빙을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알지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나섰습니다.
7월의 커피숍 아르바이트는 경쟁자가 너무 많고 쟁쟁했습니다. 한 곳에서 한번 해 보자고 했는데, 민경 씨가 말을 못 하니 그 자리에서 안 되겠다고 했습니다.
하루 이틀 시간은 지나고, 어느 날 파마하러 갔다가 시간이 남아서 커피숍에 들렀습니다. 가게 이름도 사장님도 우아한 클렌첸. 커피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언제 갔는지 민경 씨가 사장님 뒤에 바짝 서있었습니다. 사장님이 주춤하다가 “재미있어 보이나 봐요.” 하며, 이내 부드럽게 맞아주었습니다.
이렇게 된 거 자초지종 설명하고 커피 배울 수 있는지 부탁했습니다. 민경 씨 만큼 직원도 난데없죠. 월평빌라 직원은 묻고 부탁하는 걸 잘합니다. 거절당하는 것도 잘하고요. 난데없는 부탁에도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지푸라기가 여기 있었네요. 그렇죠. 지푸라기는 떠다니는 것이지 계획에 있는 게 아닙니다. 파마하러 나선 길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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