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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거주시설 우수사례 에세이 공모’ 수상작 연재-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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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장협   조회 3,629회   작성일 15-11-2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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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거주시설 우수사례 에세이 공모’ 수상작 연재-②

우수상 ‘딸기 밭, 그 사나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11-25 08:46:14
 

최근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회장 임성현)가 장애인의 개별욕구를 존중하고 개개인의 삶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장애인거주시설 우수사례’ 공모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협회 소속 시설의 이용장애인과 직원이 총 53편의 우수사례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시설거주 장애인의 삶의 이야기가 담겼다.

협회는 외부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 수상작으로 최우수상 1편, 우수상 3편, 장려상 2편, 우수작 3편 등 총 12편을 선정했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두번째는 우수상 ‘딸기 밭, 그 사나이’ 이다.

딸기 밭, 그 사나이
문효정(예천사랑마을)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어느 겨울날.
퇴근길에 지나다보니 저 멀리 비닐하우스를 부산하게 오가는 치훈씨가 보입니다.

“아이고, 치훈씨 혼자 뭘 그렇게 열심히 하니껴?
하우스에 들어 가보니 한 겨울인데도 아주 뜨끈뜨끈합니다.
“와 여기는 억씨 따숩네, 사우나 긋다.”
“음마, 마마 음마 으으.”


저를 보자 송아지 같은 눈을 껌벅 껌벅 거리며 여기 저기 손가락질 해대는데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어 가까이 다가가니 손바닥에 ‘딸기’라고 적어보입니다.

그제야 알아듣고“아! 맞다 치훈씨 딸기 농사짓지, 지금이 농사짓는 시기래요?”라고 되묻습니다.

“어, 어.”하며 치훈씨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치훈씨가 수확한 딸기를 몇 년 동안 얻어먹었는데 딸기 재배 시기도 모르는 것이 염치없어 갠스레 무안해집니다.

청각·언어·지적 중복 장애를 가진 치훈씨는 경북 영천에서 가족과 함께 딸기 재배를 하며 살다 연로해지신 부모님이 더 이상 치훈씨를 돌봐 줄 수 없게 되자 2007년 이곳 시설에 입소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가족과 고향 생각에 시설에 잘 적응을 하지 못하고 창밖을 보며 울기도 많이 울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함께 생활하던 3살 연상 옥순씨를 좋아하게 되면서 빈 가슴을 설렘으로 채우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지냈습니다.

치훈씨가 사랑한 그녀 옥순씨는 작고 아담한 체구에 쌍꺼풀이 진하게 진 예쁜 얼굴로 다른 장애인들을 친 동생처럼 알뜰살뜰 보살피는 착하고 인정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옥순씨는 가족이 없어 일평생 시설에서만 살아왔고 가족이 없어 찾아오는 사람도 갈 곳도 없어 누구보다 정에 목말라 했습니다.

이런 옥순씨에게 치훈씨는 사랑의 큐피트를 날리며 아껴둔 과자와 커피를 선물하거나 은근히 주위를 맴돌며 온 맘과 정성을 다해 애정공세를 펼쳤고, 그 결과 두 사람은 그해가 다 갈 무렵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늘도 축복하는지 결혼식 날은 유난히도 맑고 화창했습니다. 시설 앞마당 잔디밭에서 진행된 결혼식은 사랑하는 가족과 후원자, 온 직원이 모인가운데 전통 혼례로 치러졌습니다.

긴장한 듯 경직된 치훈씨가 사선으로 얼굴을 가리고 입장하자 뒤를 이어 빨간 연지곤지를 찍은 옥순씨가 직원들이 태운 꽃가마를 타고 입장했습니다.

옥순씨는 부끄러운 듯 얼굴이 발그레 했지만 치훈씨와 눈이 마주 칠 때 마다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행복한 마음을 숨기지는 않았습니다.

혼인 서약 후 술잔을 나누고 맞절을 한 뒤 두 사람은 마침내 정식 부부가 되었습니다.

두 사람을 축복하는 직원들의 축가가 온 사방에 울려 퍼졌고 십시일반으로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결혼식은 한마당 축제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결혼식이 끝나고 두 사람은 시설 3층 독채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일주일간 치훈씨 고향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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