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거주시설 우수사례 에세이 공모’ 수상작 연재-⑤ > 협회소식


소식·정보공간
협회소식

‘장애인거주시설 우수사례 에세이 공모’ 수상작 연재-⑤

페이지 정보

작성자한장협   조회 3,701회   작성일 15-11-30 08:28

본문

‘장애인거주시설 우수사례 에세이 공모’ 수상작 연재-⑤

장려상 ‘경아의 일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11-30 08:13:48
 

최근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회장 임성현)가 장애인의 개별욕구를 존중하고 개개인의 삶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장애인거주시설 우수사례’ 공모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협회 소속 시설의 이용장애인과 직원이 총 53편의 우수사례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시설거주 장애인의 삶의 이야기가 담겼다.

협회는 외부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 수상작으로 최우수상 1편, 우수상 3편, 장려상 2편, 우수작 3편 등 총 12편을 선정했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다섯번째는 우수상 ‘경아의 일기’ 이다.

경아의 일기
김수경(월평빌라)


설날
서른두 번째 맞는 설날. 몇 년 전부터, 조금 다르긴 하지만, 늘 그랬듯이 일 년에 한 번 꼭 찾아오는 설날. 다들 고향 가고, 집이 조용하다.

오늘 오후 쯤, 엄마가 오신다고 했다. 예쁘게 하고 있어야 엄마 마음이 편할 텐데……. 마침 언니가 들어온다.

“경아 씨, 들어가도 돼요? 오늘 어머니 오신다고 했죠? 오전에 집 청소하고 샤워하고 기다려요.”이 언니, 참 말이 많다.

“청소하게 창문 좀 열게요. 추우니까 이불 덮고 있어요.” 목 까지 이불을 덮었다. 얼굴에 닿는 차가운 바람이 싫지 만은 않다. 청소를 하면서도 이 언니는 이야기를 한 시도 쉬지 않는다.

“지난주에 산 선물을 어머니가 좋아하실까요? 좋아하시겠죠? 좋아하셔야 할 텐데” 어머니 드릴 장갑을 사고 편지를 적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면서, 엄마가 얼마나 좋아하실지 기대 된다며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편지를 적을 땐, 이 언니가 무슨 신기가 있나 싶을 정도로 내 마음을 꼭 집어 이야기해서 놀랐다. 내 마음속 이야기를 다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도…….

청소를 마치고 쉴 겨를 없이 샤워실로 갔다.
“경아 씨, 옷 벗을게요. 창문 닫아서 춥지는 않지요? 경아 씨, 물 온도 괜찮아요? 샤워할게요.”

‘네, 괜찮아요. 딱 좋아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다. 라벤더 향 바디클렌저로 거품을 냈다. 향이 마음에 꼭 든다. 따뜻한 물로 씻으니 개운하다.

머리를 말리고 거울을 봤다. 뭐 이정도면 우리 엄마도 마음에 들어 하실 것 같다. 언니가 주스를 준비한다. “경아 씨 드시는 거 어머니도 드셔 보면 좋을 것 같아서요.” 엄마가 오실 시간이 되었나 보다. 당근, 사과, 요구르트가 들어간 주스. 멀건 뉴케어 보다 백만 배는 맛있다.

“경아야, 잘 있었나?”엄마가 왔다. ‘잘 있었지요. 엄마.’안 본 사이 더 마르셨다. 엄마의 두 손 사이로 내 손을 가져가 쓰다듬는다.

거칠지만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아버지도 안 본 사이 눈가에 주름이 많이 늘었다. 우리 아버지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드셨을까.

“주스 좀 드세요. 경아 씨가 먹는 거예요.”언니가 주스를 가지고 들어온다. “그리고 이건 경아 씨가 준비한 선물이에요.” “경아야, 고맙다.”엄마가 눈물을 흘린다.

‘엄마도 참, 장갑이 별거라고…….’ 엄마도 내 옷을 사 오셨다. 보라색 후드집업. 언니도 저번에 비슷한 옷 입고 있었는데,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인가 보다.

“경아야, 집에 가자.”마음 급한 우리 아부지, 주스를 한 번에 들이켜고 집에 가자고 하신다. 연세도 있으신데 나를 번쩍 안는 것 보면 아직 정정하시다. 조금 힘들어 보이긴 했지만…….

“경아 씨, 잘 다녀와요.”
‘언니도 명절 잘 보내요.’
엄마가 자꾸 뒤를 돌아보며 손짓하신다. 우리 언니 아직도 손을 흔들고 있나 보다. 명절이라 집에도 가고, 명절 좋다.
2014년 1월 29일 일기.

거창 이모 생겼어요.
울 엄마가 아프지만 말라고 그렇게 당부 하셨는데, 또 몸에 주삿바늘을 꽂고 말았다. 뭐, 하지만, 그 덕에 좋은 간병인 아주머니를 만나서 아픈 게 잘된 건지도 모르겠다.

“경아 씨, 오늘 간병하셨던 아주머니 오신대요.”
병원에 있을 때 나 보러 온다고 하셨는데, 빈말이 아니셨나 보다.
우리 언니 또 바빠진다. 과일 준비에 차 준비에 집 정리까지 마치고 나서야 내 옆에서 한숨 돌린다.

“경아 씨 보러 오신다고 하는데, 왜 제가 떨리죠?”
‘내 손님인데, 이 언니 진짜 긴장을 많이 하시네. 하긴 내 손님이 얼마만이지?’
“307호가 어디에요? 경아 씨 보러 왔는데.”아주머니다.

‘여기에요. 오랜만이에요. 친구랑 같이 오셨네요.’
“경아야, 잘 있었나? 얼굴 좋네. 나 기억 하겠나?”내 손을 잡으신다.
‘네, 기억나요.’병원에 있을 때도 느꼈지만, 인상이 너무 좋으시다. 오래 알고 지내던 이모 마냥 편하다. 이렇게 편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편하다.

과일을 준비하던 언니가 아주머니에게 묻는다.
“그런데 경아 씨가 어떻게 부르면 좋을까요? 간병하셨던 분이라고 하니 조금 어색해서요,”
‘그래요. 간병하셨던 분이라고 하기 에는 우리 사이가 멀게 느껴져요.’
“이모가 어떨까? 경아야, 이모다. 이모. 이모하자. 거창 이모야.”
‘이모 좋아요. 거창 이모. 가까운 곳에 이모가 생기니 좋아요.’ 

 

 중략...

 

에세이 전문을 보시기 원하시면 아래 주소창을 클릭해 주세요

 

http://abnews.kr/19bA

 


기관명 :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  고유번호 : 105-82-07279
주소 : (04157)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63-8(도화동 삼창프라자빌딩) 903호
전화 : 02-718-9363  |  팩스 : 02-718-9366  |  이메일 : kawid@kawid.or.kr
Copyright © 2021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