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민지 작품 ‘제2의 삶’, 장애인복지시설협 공모전 최우수작 선정
“지금으로부터 37년 전 대한민국 충남 어딘가에서 태어났단다. 다섯살 때부터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설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곳에서 내 상태가 가장 심했고, 물론 나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축구장도 야구장도 가고 싶었다. 그러나 명단에 내 이름은 없었고,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날이 그날 같고 나는 평생 이렇게 살다가 여기서 죽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없을까? 그런 생각들이 나를 지배하는 사이 학교에서 만난 친구가 나도 나가서 살 수 있다고 이야기했고 나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모르는 내 마음속 저편에 숨겨진 희망의 씨앗이 꿈틀거렸다. 그러던 중 많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역단체의 도움으로 28년의 삶을 뒤로 하고 새로운 곳으로 이사했다.
처음 간 로뎀은 산 속도 아니고 한적하지도 않고 도로 한복판 빌딩건물이었다. 설마 이곳이 시설일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사무실만 있고 시설은 따로 있겠지라는 내 생각은 빗나갔고 그곳은 정말 생활시설이었다. 나는 넉살좋게 내 집인 양 바닥에 눕혀 달라고 요구했고 양말까지 벗고 시설 구경에 나섰다. 로뎀은 집안에 나무 한 그루 심어 놓은 아파트 같았다. 나는 그 나무가 마음에 들었다.(하략)”
로뎀 이용자 백민지씨의 ‘제2의 삶’이라는 작품의 일부다.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회장 임성현)는 장애인거주시설 우수사례 ‘삶이 있는 집’에세이 공모전을 통해 백씨의 작품을 최우수상으로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백씨는 평생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설에서 살아야 하는 상황을 바꿔 지역사회로 나와 살게 된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선택한 삶의 만족감을 유감없이 형상화했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총 52편의 에세이가 접수됐으며, 백씨의 작품을 포함 9편이 우수작품으로 뽑혔다.
심사 결과 우수상은 딸기밭 그 사나이(예천사랑마을 문효정씨), 덕원농장(월평빌라 김민지씨), 나는 세 번 피어났다(편한세상 이용자 김정희씨)등 3편이 선정됐다. 장려상은 경아의 일기(월평빌라 김수경씨), 무제(엠마우스의집 강인서씨), 별마을 ‘삼시세끼’(성촌의집 이향란씨), 자신감 프로젝트-코드네임NO1(행복마을 윤성은씨), 너의 잘못이 아니야(SRC보듬터 최병배씨) 등 5편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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